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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결공주 보거라(네 시 올린다)
글쓴이 : 한결맘 날짜 : 2012-01-19 (목) 20:43 조회 : 974


            엄마 노릇


           김기숙


딸아이 방학으로 맞이한 개학

일주일을 진저리치다 필리핀에 보냈지

며칠에 한 번 전화가 걸려오는데

엄마, 아빠 안부는 짧게 끝내고

데려가지 못한

냉장고 옆 금붕어 다섯 마리

베란다에 몰래 사는 똥개 한 마리

책장 아래 한집 살다가

성격 차로 살림 낸 쥐 두 마리 안녕에

10분이 넘어가지

오늘은 짧은 인사도 귀찮은지

메시지만 오네

“햄스터랑 솔비 사진 보내 줘”

사진 보고 말랐네, 털 빠졌네 타박할까 봐

얼른 전용 물병 들이대고, 호박씨 까 먹이고

사돈이 보낸 참치 선물 꺼내

베란다로 향했어

하나 낳은 죄로 12년간 온갖 동물 다 키웠지

장수풍뎅이 애벌레가 곤충에서 알로

다큐멘터리를 찍어대며

플라스틱 통 가득 구물댄 적도 있었지

놀러 온 이들이 침이 마르도록

“이 집은 생명이 잘 되는 집이네요”

사람 새끼는 꼴랑 하나다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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